알베르 카뮈는 이 작품을 통해 '부조리' 개념을 이야기한다. (부조리에 대한 개념은 그의 책 이방인에서도 다루어진다고 하는데, 이 내용은 추후에 다시 다루어보도록 하겠다)
참 어려운 책이다. 번역이 어렵게 된 탓일까?

인간은 삶의 의미를 끊임없이 찾으려 하지만, 그 과정은 본질적으로 무의미한 세상과 충돌하며 부조리를 낳는다.
그러나 카뮈는 이러한 부조리 속에서 항복하거나 어떤 알 수 없는 위안을 찾는 대신
인간은 이 세상에 발을 디디고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결혼과 여름이라는 제목은 단순히 계절이나 의식적 행위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카뮈가 찬미한 지중해적 삶의 태도, 즉 세상의 아름다움과 절망을 동시에 끌어안는 자세를 의미한다.
여름은 풍요와 열정을, 결혼은 자연과 인간, 삶과 죽음의 융합을 상징한다.
특히 그가 묘사하는 자연의 장면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무게를 직시하게 만드는 거울이라 해야 할까....
결혼은 한 개인의 선택이나 관계를 넘어서 삶과 세상에 대한 궁극적인 수용을 상징하며 여름은 이러한 수용 속에서도 삶의 생생함과 온기를 발견하는 카뮈적 시선을 보여준 것 같다.

 

 

샐러드의 끝에서 만난 하늘빛 맥주 한캔 (부제 : 샐러드 5일 챌린지를 마치며..)


삶은 종종 내게 하나의 모순처럼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뜨거운 감정에 사로잡혀 무엇인가를 붙잡고자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붙잡으려는 것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나가고 있음을 안다.
우리는 선택의 연속인 인생을 살고 있다. 누군가의 선택이 옳든 그르든 그것은 결국 그들의 몫이겠지만 나는 내 안에 움트는 부조리를 부정할 수 없다.

사랑은 부조리 속에서도 우리를 일어서게 만든다. 그것은 여름과 같다.
뜨겁고 찬란하며 그 순간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 속에 뛰어든다.
선택의 무게는 시간 앞에서 드러날 것이다.
그 어떠한 이름도 남기지 못하더라도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샐러드 한 접시를 앞에 두고 앉아 있었다. 삼킬때 목구멍이 꽉차는 자그마한 고구마와 얇게 썬 할라피뇨와 상추 잎, 드레싱이 거의 묻지 않은 닭가슴살 조각들이 담긴 접시를 보며 내 선택이 삶의 어느 부분을 대표하는지 생각했다. 절제와 균형, 더 나은 나를 위해 계산된 행위. 하지만 얼음컵과 옆에 놓인 하늘빛 캔맥주는 그와 반대로 무언가 더 원초적인 갈망을 상징했다.
절제와 해방의 춤은 끝없이 반복되며 그 가운데서 흔들리는 나를 발견한다.
캔을 열자 탄산의 미세한 울림이 퍼진다. 맥주는 그 자체로 자연이었다. 태양 아래 열린 들판의 향기 그리고 흐르는 강물의 청량함. 그러나 그 속에는 인간이 자연을 길들이고자 만든 흔적이 배어 있었다. 샐러드가 내게 건강과 미래를 약속하는 것이라면, 맥주는 순간의 해방,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짧은 위로라고 할 수 있다.
알베르 카뮈는 자연을 삶의 은유로 사용했다. 그는 바다를 통해 무한함을, 태양을 통해 인간의 고독과 열정을 그려냈다. 내 앞의 샐러드와 맥주도 어쩌면 그런 대립의 상징일지도 모른다. 하나는 자발적인 통제와 삶의 목표를 향한 행위이고 다른 하나는 부조리 속에서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의 반영이다.
삶은 때로 맥주의 탄산처럼 빠르게 사라지는 기쁨으로 채워지기도 하고 샐러드의 각양각색의 이파리들처럼 질긴 균형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그 사이 어딘가에서 흔들리고 있다. 맥주의 쓴맛과 샐러드의 밋밋함 속에 어떤 날은 하나를 택하고, 어떤 날은 둘 다 내 몫으로 삼으며.


하늘빛 맥주캔을 기울이며 나는 어느새 태양 아래 생겨난 그림자를 떠올린다. 빛이 내리쬐는 만큼 그림자는 더욱 짙어진다.
그것은 서로를 비추면서도 결코 하나로 어우러질 수 없는 두 존재처럼 나와 어떤 다른 마음 사이에 놓인 부조리한 틈을 상징한다.
겨울 한낮의 햇빛 아래 산책길, 그 빛은 모든 것을 더 선명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발밑에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다. 그 빛은 달콤하지만 눈부심이 동반된다. 그 빛 속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는 나의 솔직한 감정들,
그러나 그림자는 늘 따라붙었다. 그것은 결코 나에게 속하지 않는 무엇에 대한 불가항력적인 깨달음이었다.
샐러드와 맥주처럼 어쩌면 처음부터 다른 궤도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들은 진실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햇빛처럼 뜨겁고 현실적이었다. 나는 지금도 샐러드 한 조각을 씹으며 그 흔적이 남긴 씁쓸함과 맥주의 청량함을 동시에 맛본다.
사람은 빛과 그림자 속에서 길을 찾는다. 그것은 내게 빛이었다가, 다시 그림자가 되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결국 나라는 사람의 궤적을 완성시킨다.
빛은 사라질지라도 나는 산책을 멈추지 않는다.
샐러드의 푸른색이 고요한 결단이라면, 맥주의 쌉쌀한 거품은 그 결단의 흔들림이다. 그러나 부조리는 바로 거기에 있다. 결단과 흔들림 모두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사실에.
모든 그림자는 언젠가 끝난다. 그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새벽의 빛일 수도, 완전한 어둠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길 위에서 끊임없이 걷고 있는 나 자신이다.
삶은 나와 부조리 사이의 대화다. 노랑빛 거품 속에서, 초록 잎사귀 사이에서 그 대화를 계속 이어간다. 결말은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나 어떤 실패도 영원하지 않으며 모든 성공은 기다릴 줄 아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산책길의 태양이 저물수록 그림자는 짙어진다. 누군가는 그것을 어둠으로 보겠지만 나는 그 속에서 희미한 가능성을 본다.
카뮈는 부조리를 말하며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과 답의 부재를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가 강조했던 건, 부조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선택해야 한다는 우리의 태도였다.
샐러드의 차분함과 맥주의 자유로운 거품 사이에서 나는 이 모순된 세계를 껴안는다.
부조리의 경계에서 가장 흔들리는 것은 마음이다. 어떤 이는 완벽한 정답을 찾으려 하지만 나는 정답보다 나은 질문을 찾으려 애쓴다. 그리고 그 질문 속에서 나를 찾는다.

알제리의 바다에 있는 나를 상상한다. 삶의 길은 때로 나를 고요한 해변으로, 때로는 거센 폭풍으로 몰아넣는다.
바닷물의 냄새를 맡으며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찾고 있는 것은 평온인가 아니면 폭풍 속에서의 자유인가?
카뮈는 해답 대신 이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라고 말했다. 사랑과 삶이 모두 부조리의 경계에 서 있음을 인정하며 나는 이 모순을 껴안고 앞으로 나아간다.
어느 날 나는 샐러드의 초록빛 고요함을 끝까지 느끼는 동시에 맥주의 쌉쌀함을 흠뻑 누릴 것이다. 그리고 그날 나는 내 앞에 펼쳐질 모든 가능성을 마주할 것이다.
부조리가 있어도 삶은 여전히 나에게 웃음을 안겨줄테니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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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시작한 순간 나는 책에 잡아먹혀버렸다...(?)
세탁기에서 자신의 일이 끝났다는 멜로디가 울렸지만 나의 소중한 빨래들은 "그래... 언젠가는 널어주겠지..." 라는 희망 속에서 한참 동안 방치됐다.
결국 책을 덮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 억지로 빨래를 널었지만 널은 후 다시 책을 들고 침대로 직행했다.(빨래를 널고 난 뒤 원래는 불을 끄고 내일 출근을 위해 잠드는 것이었다.) 달까지 가자는 그만큼 중독성이 강하다.

 

 

 

"누가 내 얘기를 책으로 쓴거지?"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경험해보았을 사건들이 모두 이 책에 모여있다.
팀장님과 동료들의 에피소드는 현실을 너무도 절묘하게 반영해서 본인들의 사연들과 매칭되며 킹받는 경험을 하게된다. 진짜다.
이리 자조적으로 웃길수가 없고, 직장에서만 발생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긴밀한 눈치, 언행 등에 대해 킹받을 수밖에 없다.
직장인이라면 어쩔 수 없이 매일 겪는 그 애증의 현실을 이렇게 유쾌하게 풀어낼 수가 있다니. 나는 이 책을 누군가에게 추천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책은 세 주인공의 이더리움 투자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당시 누구나 한 번쯤은 투자에 손을 댔거나 아니면 최소한 코인 얘기를 귀가 닳도록 들었을 것이다.
작가는 단순히 투자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통해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들, 인간관계의 미묘한 역학까지 흥미진진하게 엮어냈다.
달까지 간다라는 책을 비유하자면... 판교의 '밥볶다'라는 밥집이 떠오른다. 이곳은 대패삼겹살과 채소, 김가루, 그리고 밥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볶음밥 맛집인데, 이 소설도 딱 그렇다.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은밀하게 모가는 단체 메신저 방의 이야기들, 그리고 비밀스런 그들의 회동, 킹받게 하는 팀장, 거기에 화룡정점으로 가상화폐의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는 하나의 완벽한 문학 볶음밥을 만들어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밥볶다의 식탁 앞에 앉아 있게 된다. 독자들이 갖고 있는 직장인의 현실적인 냉혹함이 차갑고 싸늘히 식어있는 불판이라면, 책을 읽는 순간 가스불은 켜진다. 갖가지 이 책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재미요소로 달구어지고 한데 모인다. 이내 "치익" 소리를 내며 코끝을 자극하고 곧이어 동료들과의 즐거운 시간, 이더리움의 희망과 웃음이 김처럼 피어오른다. 이 책을 읽는 우리는 퇴근을 하고 침대 위에서 이 책을 펼쳐읽으며 대단한 식재료나 화려한 파인 다이닝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배고픈 점심시간, 볶음밥 한 그릇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는 우리 직장인의 삶에 대한 은유를 보여준달까?

 

 

 

몇번이나 강조한다. 달까지 가자는 단순히 웃기고 즐거운 책 그 이상이다. 직장인의 삶 속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동시에 소소한 행복과 유대감을 깨닫게 한다. 등장인물 셋은 귀엽고 통통튀는 매력도 있어 읽는 동안 은은한 웃음도 떠나질 않는다. 직장 생활에 지쳐 있거나, 이더리움 투자 열풍 속에서 좌절이나 승리감을 맛본 경험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그 기억을 유쾌하게 떠올리며 재충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은 분명 당신을 웃게 만들 것이다. 웃음이 필요한 순간 이 책을 펼쳐보자. 비록 우리가 매일 현실의 "바닥을 치는 개잡주" 같은 날을 보낼지라도 웃음만큼은 "Outstanding"할 수 있을 것이라 나는 확신한다. (아님말고.)

 

 

 

내가 느낀 킹받는 장면들을 모두 모아보았다. 일부는 너무 길기 때문에 줄글형태로 요약해 기록해둔다.

 

 

 

"팀장님, 15분 전이에요. 꼭 지금 드셔야겠어요?"
"응, 나는 마셔야겠어. 여태까지 줄 선 게 아깝잖아. 거의 다 왔잖아."

 

 


까페 밖으로 나왔다. 10시 54분. 팀장이 "뛰어!"라고 외쳤다.

 

 

 

"그럼 다행이지. 다해씨가 아침부터 뚱한 표정 하고 있어서 기분 안 좋을 뻔했는데, 그 커피 마시고 기분 좋아졌잖아."
역시 보통 놈이 아니다. 확실히 노멀은 아니야. 나는 눈을 흐리게 뜬 채 방긋이 웃어 보였다.
"다행이네요, 다행"
"그렇지? 아주 다행이야."

 

 

 

각 등급의 알파벳은 이런 뜻이었다.
Outstanding: 특출함
Incredible: 뛰어남
Meet requirement: 요구 충족
Below requirement: 요구 이하
Need supplement: 보충 필요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바꿔 불렀다. 아무래도 이쪽이 훨씬 직관적이었다.
O: 오짐
I: 인정
M: 무난
B: 별로
N: 나가

 

 

 

연구개발실의 조직도에 뜬금없이 '빅데이터TF'라는 가지가 하나 생겨났고 그 아래에는 함박사와 그의 비서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중략...
"대체 그 아저씨가 작년에 뭘 했는데? 초코밤이랑 츄잉껌 개수 센 것밖에 더 있어?"

 

 

 

* 식후 커피가 스타벅스면 순수한 동료, 커피빈이면 썸인 이유에 대해...

 

 

 

12시 3분이 되는 순간 나는 바퀴 달린 의자를 스윽 밀고 일어나면서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 오늘 약속 있어서 점심 따로 먹을게요. 맛있게 드세요."
동시에 공용 옷걸이에 걸어둔 코프를 팔에 걸고 후다닥 복도로 나갔다.

 

 

 

이쪽으로 또 저쪽으로 뒤뚱뒤뚱 걸으면서 귀신처럼 허공에 둥둥 떠 있는 쓰레기들을 피하며 으악! 으악! 소리 지르다 이내 웃었다.
참 이상했다. 소리를 지르고 난 뒤에는 곧바로 웃음이 따라나왔다. 비록 그게 헛웃음일지라도 말이다. 비명과 웃음은 어쩌면 한 세트 일지도 몰랐다.

 

 

 

그에게는 내가 점심시간을 3분 더 썼다는 사실이 중요한게 아니었다. 아랫사람인 내가 고분고분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이, 자신의 나이와 경력과 그로 인한 권위를 세워주지 않는 것이 못마땅한 거였다.

 

 

 

컨트롤 키와 W키를 동시에 눌렀다. 팀장이 내 등 뒤쪽으로 통로 삼아 지나갔다. 나는 또다시 손가락을 재빨리 놀렸다. 컨트롤 + 쉬프트 + T. 저 멀리 창문 너머로 함박사가 이를 쑤시면서 어슬렁어슬렁 걸어들어오고 있는 게 보였다.

 

 

 

중개인 아주머니가 거 보라는 듯 뿌듯한 표정으로, 그러나 너무 호들갑스럽지는 않게 말했다.
"요게 또 너무 괜찮지요?"
대답은 못하고 고개만 연신 끄덕였다.

 

 

 

...투자했던 회사에 관한 뉴스가 나오면 언니는 전에 없이 살스럽게 욕을 해댔다. '쥐벼룩을 놔도 뛸 장에 저 혼자 바닥을 쳐 뚫고 앉아 있는 개잡주'라면서.

 

 

 

불행히도 팀장의 '다 같이'는 그런 뜻이 아니었다. 한테이블에 모두가 모여 정말로 '다 같이' 점을 보자는 말이었다. 서로의 점괘를 함께 듣자는 말이었다.

 

 

 

나는 결코 알고 싶지 않았던 윤과장의 결혼 준비 과정과 파혼 위기, 두 집안의 갈등 같은 것들을 들으면서 정말이지 울고 싶은 기분이 되었다. 그리고 바로 지금 나만큼이나 울고 싶은 사람은 윤과장일 거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다 나와. 열심히는 안 한다고. 꾀 쟁이라고. ...중략... 근데 열심히 하면 더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네. 그치? 맞아? 아니야?"
미치겠다. 점점 더 맞는 말만 해서 갈수록 섬뜩해졌다. 애써 팀장의 눈길을 피해보ㅓ려 했지만 눈이 관자놀이에 달리기라도 한 것처럼 그의 날 선 시선이 다 느껴졌다.

 

 

 

나만 당할 순 없었다. 팀장의 점괘도 같이 들어야겠다고, 그래야 속이 시원해질 것 같다고, 억울해서 나도 다 듣고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윤과장도 나랑 비슷한 생각이었는지 팀장의 입을 주시하고 있었다. 팀장이 나와 윤과장을 둘러보며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기들은 이제 가. 나는 개인적으로 물어보고 싶은 게 좀 있어서."
기가 찼다. 야, 너만 개인이니? 나도 개인이야! 정말 보통 놈이 아니었다.

 

 

 

* 남은 얼마남지 않은 점심시간 콩나물국밥을 후루룩 먹고올지 고민 하던 중 결국 핫도그 세개를 설탕 뿌려 먹는 장면

 

 

 

'과자 무료 제공'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버튼을 눌렀더니 '장점은 최소 10자 이상 입력해주세요'라는 알림창이 떴다.

 

 

 

"알겠어. 내가 예약할게. 뚜껑 열리는 걸로!"
하지만 지송이야 예약해둔 뚜껑 열리는 렌터카에 정작 지송이는 못 타게 될 위기였고, 동시에 은상 언니의 뚜껑이 열리기 직전이었다.

 

 

 

지송이는 아주 커다란 챙이 달린 플로피 밀짚모자를 쓰고 있었다. 은상 언니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껌뻑이며 말했다.
"쟤 우리랑 허니문 가?"

 

 

 

* 지송이의 트렁크가 고장나는 장면, 그리고 다해가 '오리지널'과 '스타일'의 차이를 느끼는 장면

 

 

 

"OS 업데이트부터 할게요. 해도 되죠?"
"응, 가상화폐 할 수 있게만 해주면 돼."
.....
중략
....
"아무래도 이제 때가 된 것 같아"
"무슨 때?"
"엑싯을 해야 할 때."

 

 

 

나도 그 얘기 들었는데...... 솔직히 그게 부럽나? 그게 좋을 것 같아? 좋을 것 같지? 알고보면 절대로 좋은 게 아니야. 중국 송나라 시대 학자 중에 정이라는 사람이 한 말이 있어. 인생삼불행.......
노력을 안하는거야. 타고난 재능은 딱 거기까지일 뿐인거야. 결국 가진 재능을 갈고닦질 못해. .............. 그러면 사람이 말이야, 발전이 없는거야. 발전이 없으면 도채되는 거고. 그리고 마지막이 뭐냐, 소년등과일불행이야. 일불행이 무슨뜻이야. 제일로다가 불행하다는 거야, 소년등과하는 것이.

 

 

 

"아니, 말이 잘못 나왔네요. 저 CLS랑 E클래스부터 볼게요. S클래스도 보여주시고요."
...중략...
이런 고급 세단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저 어니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수밖에 없었다. 언니가 "흐음"하고 하고 감탄사를 내뱉으면 우리도 "으음"을 했고, "와우" 하면 "오우" 했다.

 

 

아니 그런데... 노파심에 말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투자는 매우 좋지 않은 투자방법이다.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를 적립식으로 매수하는 것은 시기에 따라서는 매우 부적절할 수 있다.

이 책은 사실 최고의 시나리오를 가정하에 이더리움 투자 시기를 결정했다.
책 속에서 다해는 2017년 5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이더리움을 적립식으로 매수하여 총 3억 2000만 원의 이익을 얻게 된다.

이는 등장인물들에게 해피엔딩을 가져다주는 중요한 배경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러한 투자는 언제나 장밋빛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소설 속 투자 시점이 몇 달 늦어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2018년 4월부터 12월까지 적립식으로 매수를 했다면, 결과는 처참했을 것이다.
이 시기는 이더리움 가격이 급락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해당한다. 단순 계산으로, 다해가 동일한 원금(약 1억 원 정도로 가정한다)을 투자했을 경우,

당시 평균 매수가와 12월의 최저가(약 82달러)를 비교하면 3억 2000만 원의 이익은커녕 약 5000만 원에서 8000만 원 사이의 손실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런 일이 작속에서 벌어졌다면 소설은 전혀 다른 결말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다해는 자신의 소소한 꿈마저 저버려야 했을 것이고. 은상과 지송의 관계 또한 다시 치열한 갈등으로 변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시금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열풍이 뜨거워지고 있는 오늘날, 이 책의 이야기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에서 매우 축복받은 케이스임을 명심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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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광주를 여행했을 때, 나는 이 책 소년이 온다를 미처 읽지 못했다. 아마 그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나의 발걸음은 지금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향했을 것이다. 여행 중 들렀던 여러 장소들 속에서 그저 자동차로 근처를 지나갔었을지 모르는 가장 깊은 흔적을 남겼을 도청과 금남로를 떠올려본다. 그곳을 찾아갔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도청 앞에 서서 차갑게 식은 돌바닥에 새겨진 역사의 고통을 떠올리고 그 고통 속에서 으스러져간 사람들의 숨결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금남로에서는 눈앞에 펼쳐진 현재의 번화와 과거의 끔찍했던 현실이 겹쳐 보이면서 그 간극 속에서 마음 한편이 무거워졌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 여행길에서 나는 광주의 복잡하고 환한 번화가를 거닐기도 하고 여유롭게 땡볕을 돌아다니며 배스가 전국에서 제일 많다는 영산강을 찾아, 줄기따라 하류에서 상류로 이동해가며 낚시와 미식, 음주가무 여행으로 하루를 보냈다. 세월이 그대로 남겨진 낡은 골목길을 걷기도하고 조용히 흐르는 영산강의 걸을 수 있는 곳들을 찾아다니며 한가로움을 즐겼던 그 날들. 나는 광주의 과거를 모르고도 그곳의 풍요로운 여행에 푹 빠져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돌아보니, 그 여행의 즐거움이 한없이 가벼워 보인다. 내가 광주를 누볐던 그 땅이 사실은 얼마나 뜨겁고 처절했던 순간들을 품고 있는지, 그 속에서 피어난 자유와 연대의 정신이 오늘날의 광주를 만들었는지에 대해 아무런 인식 없이 떠돌았던 나 자신이 조금은 부끄럽기까지 했다. 역사의 무게를 알지 못한 채 그저 빛나는 오늘만 바라보며 지나친 여행이었지만 이 책은 나로 하여금 그 땅에 다시 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었다. 이번에는 도청에서, 금남로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껴야 할 것이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역사의 한 장면을 각기 다른 인물들의 시선으로 조명하며 그 깊은 상처를 들춰낸다. 내게 있어 이 소설은 단순히 당시의 참상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 비극이 오늘날 우리의 삶과 인간 본질에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 성찰하게 만들었다. 다소 기분이 이상해지는 책이다. 그래서 읽기가 꽤나 힘들었고 시간도 들었지만 찬찬히 뜯어보고 의미를 고민해보았다. 이번 독후감에서는 동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죽음과 생존 그리고 책에서 이야기하는 '혼'의 상징성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역사적 진실과 인간의 존엄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 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의 시신을 지키려 애쓰던 소년이다.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죽음이 남긴 상처는 단순히 개개인의 고통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 문장은 정대의 부재가 동호의 삶 전체를 삼켜버린 모습을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장례식 없는 죽음은 완결되지 않은 비극이며 이는 이후의 장에서 남겨진 사람들의 몫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당시 광주의 참상이 개인의 삶과 지역 사회를 어떻게 영원히 짓눌렀는지를 보여준다. 죽음의 처리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현실은 생존자들에게 끝없는 죄책감과 슬픔을 남겼고 동호의 내면을 끊임없이 파괴했다.

 

 

 

그러니까 인간은, 근본적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입니까?

 

 

 

작품은 동호를 비롯한 광주의 피해자들이 겪은 도륙의 현장을 생생히 재현하며 인간 존재의 본질을 묻는다. 한순간에 짐승으로 취급되고 이름 없는 고깃덩어리로 던져지는 현실 속에서 인간의 존엄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역사의 비극은 인간이 얼마나 쉽게 타락할 수 있는지 증명하지만 동호와 같은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존엄을 지키려는 필사적인 노력 또한 느낄 수 있다.

 

 

 

광주의 학살은 단순한 물리적 죽음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 권리와 정체성을 짓밟는 일이었다. 동호가 본 군인들의 잔혹한 행위는 역사 속에서 반복된 비극이며 이를 외면하거나 부정하려는 정부의 모습은 구밀복검(口蜜腹劍)이었다. 겉으로는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도 뒤로는 잔혹하게 진실을 숨기고 무고한 생명을 파괴했던 것이다.

 

 

 

혼한테는 몸이 없는데, 어떻게 눈을 뜨고 우리를 지켜볼까.

 

 

 

소설에서 혼은 단순한 영혼이나 유령이 아니다. 그것은 잊히지 않는 기억과 진실을 증언하는 존재로서 상징성을 가진다. 이 질문은 죽음을 초월한 존재들이 여전히 살아남은 자들과 함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 혼은 피해자들이 남긴 고통과 정의에 대한 갈망이며 우리가 계속해서 직면해야 할 진실이다.
혼이 지켜본다는 것은 망각하려는 현대 사회의 태도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소설은 독자들에게 묻는다. 우리는 이들을 잊지 않고 그들이 남긴 역사의 흔적을 지킬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렇지 못했을 때 훗날 우리는 또 어떤 사건이 반복 될 것이며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인가?

 

 

 

당신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광주 이후의 삶은 저녁으로 멈춰버린 것과 같다. 더 이상 밝아지지도 어두워지지도 않는 끝나지 않은 저녁. 이는 피해자와 생존자들이 겪는 정지된 삶을 상징한다. 참혹한 나날들이 지나고 빠르게 이후 일상의 복귀를 시도하지만 저녁의 어둠은 여전히 그들의 삶을 붙잡는다. 사건의 이후에도 그 당시의 현실을 알리고, 진상을 바로 잡기위해 끝없이 사람들이 희생되어야 했다. 저녁은 무력감과 고립감을 의미하기도 한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애국가와 태극기는 본래 국민의 존엄과 자유를 상징해야 한다. 하지만 광주에서 그것은 역설적으로 학살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이는 진실을 왜곡하고 침묵하려 했던 정부의 태도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런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과거를 직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며 여전히 진실을 외면하려는 힘에 맞서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소년이 온다를 다 읽기도 전에 더 알아보고싶은 마음에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시청했을 때, 그 감정은 단순히 슬픔에 머물지 않았다. 분노와 죄책감, 그리고 두려움이 동시에 몰려왔다. (나라면 총을 들고 계엄군과 대치할 수 있을까? 진격하는 탱크 앞에 나가 설득, 회유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역사적 진실이 얼마나 철저히 은폐될 수 있는지 그 결과로 얼마나 많은 생명과 존엄이 부정될 수 있는지를 뼈아프게 일깨웠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비극적인 진실이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제대로 교육되고 이해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5.18 민주화운동을 단순히 한 지역의 비극으로만 기억하거나 왜곡된 정보, 혹자는 정치적인 이슈에 가려진 채 진실을 접하지 못하고 있다. 비교적 가까운 현대사임에도 불구하고 교육과 공론화의 부재는 이러한 무지를 방치해왔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 스스로를 비판해야 한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기 위한 나침반이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 사회는 이러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광주의 비극은 단순히 광주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억압과 폭력 속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인간 존엄과 정의를 지키려는 노력의 상징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그들의 희생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을 단순히 시험 문제로만 기억하거나 일부의 문제로 치부하는 교육 체계와 사회적 무관심은 그들을 다시 한 번 죽이는 일이다.

 

 

 

다큐멘터리 속 장면들은 한강의 글과 맞닿아 있었다. 화면 속 시체로 가득 찬 체육관 울부짖는 가족들 그리고 손으로 눈을 가린 채 떠밀려가는 학생들. 총을 든 민간인 젊은이들. 책 속 동호의 눈앞에서 무너진 존엄성과 다큐멘터리가 보여준 현실은 하나의 큰 물음으로 이어졌다. 왜 우리는 이 이야기를 잊으려 하는가? 왜 우리는 이 역사를 마치 우리와 무관한 일처럼 외면하는가?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명확하다. 첫째, 우리는 5.18 민주화운동을 단순히 '민주주의의 교훈'이라는 낭만적인 구호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철저히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문제를 성찰하며 앞으로도 되풀이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경고이다. 둘째, 우리는 진실을 직시하고 왜곡된 정보와 싸우며 이를 후대에 올바르게 전수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는 단순히 교육자나 정치인의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공유해야 할 공통의 의무이다.

 

 

 

지금의 한국 사회는 민주화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그 날의 비극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많은 사람들은 5.18의 참상을 뉴스나 유튜브의 일부 자료로만 접하며 단편적인 지식만을 얻는다. 이러한 현실은 진실을 왜곡하려는 세력에게 공간을 내어주는 셈이다.(음모론 같은 소릴하는게 아니다. 자신의 입장, 믿는 신념(?), 이득을 얻기 위해 실제로 왜곡하려는 자들, 가치를 훼손하는 자들이 있다는건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광주의 비극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더 깊이 이해하며 이를 사회적으로 환기해야 한다.

 

 

 

이 책과 다큐멘터리가 남긴 감정은 단순히 눈물로 끝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행동하라는 명령이다. 더 이상 '끝나지 않은 저녁' 속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 우리는 진실을 드러내고 공유하며, 교육과 제도적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그들의 희생에 응답하는 유일한 방법이며 또한 미래를 위해 우리가 감당해야 할 의무다.
광주는 역사가 아니다. 그것은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있는 이야기다. 우리가 외면한다면 그날의 비극은 언제든 다시 찾아올 것이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무지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도륙된 고깃덩어리들이 아니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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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안녕하세요. 역사적 실제 사건을 다루는 책인만큼, 이 독후감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제가 이 책을 읽으며 찾아본 몇가지 팩트 자료들을 읽기 쉽게 시간의 흐름순으로 간단히 준비해보았습니다. 제가 학습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혹여 부족한 내용이 있다면 코멘트 달아주시면 보충토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제가 준비한 자료를 읽기전 다음 사항은 숙지해주세요

5.18 민주화운동은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으로 그 진실과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오늘날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성찰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하의 내용은 정치적 이념이나 어떠한 특정 단체의 관점을 대변하지 않으며 오직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사건의 진상과 주요 내용을 객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최대한 엄정한 자세를 유지하고자 하며 이에 대한 비판이나 의견이 있는 경우에도 반드시 구체적인 근거와 자료를 바탕으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또한 역사는 사실에 기반한 기록과 공정한 해석에 의해 계승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편향된 관점이나 감정적인 반응은 배제되어야 하며 모든 논의는 사실 관계를 철저히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논의는 이러한 원칙 하에서 진행되어야 하며 이를 벗어난 왜곡이나 선동은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원칙과 양립할 수 없습니다.

 

1. 5·18 민주화운동은 처음에 평화적인 시위로 시작되었다
1980년 5월 18일, 전남대학교 학생들이 집회와 시위를 통해 전두환 군부 세력의 비상계엄 확대와 민주화 억압에 항의하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시위대는 주먹밥을 나누며 평화적으로 집회를 이어갔고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생필품을 지원하며 함께했습니다.
그러나 계엄군이 학생들과 시민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면서 상황은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2. 광주는 민주화 운동의 중심지였다
당시 전국적으로 계엄령이 내려진 가운데 가장 조직적이고 강력한 저항을 한 지역은 광주였습니다.
이는 단지 지역적 특성 때문이 아니라 시민들이 집단적으로 민주주의와 자유를 향한 열망을 행동으로 옮긴 결과였습니다.
전남도청에서 벌어진 최후의 저항은 한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남아 있습니다.

3. 계엄군은 과도한 폭력을 행사했다
계엄군은 민간인을 향해 무차별 발포를 가했고 진압 과정에서 시민들을 잔인하게 폭행하거나 고문했습니다.
당시 사망자는 최소 165명으로 공식 집계되지만(사망자 165명, 행방불명자 65명, 상이 후 사망자 376명 등 606명), 실종자와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암매장, 미신고 등)를 포함하면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투 병력으로 투입된 공수부대는 학생뿐 아니라 노인, 어린아이까지 폭력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4. 정부는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
당시 신군부는 5·18을 '폭동'으로 규정하며 시민군을 폭도로 몰아갔습니다.
사건 후 오랜 기간 동안 군사독재 정권은 언론 통제를 통해 진실을 감추고 왜곡했습니다.
군부와 정부는 광주 시민들이 북한의 사주를 받았다는 허위 사실을 퍼뜨렸습니다. 

5. 시민 정신
광주 시민들은 계엄군의 폭력 속에서도 서로 돕고 지켰습니다.
시민군은 계엄군의 무차별적인 폭력에 대응하여 무장을 시작했지만,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철저히 규율을 유지했습니다. 

6. 국민적 저항의 시작
광주의 항쟁은 6월 민주항쟁 등 이후의 민주화 운동에 중요한 동력을 제공했습니다.
비록 광주의 진실이 오랫동안 가려졌지만 민주화 운동의 기억은 전국적으로 퍼졌고, 이는 결국 전두환 정권의 퇴진과 민주화 선언으로 이어졌습니다.

7. 밝혀진 진실
5·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은 1987년 이후 민주화 운동과 함께 점차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1995년, 특별법이 제정되어 전두환과 노태우 등 책임자들이 법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2011년에는 유엔이 5.18 민주화운동을 세계 역사적 기록물로 등재하였으며 이는 사건의 중요성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은 상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은 한국 민주주의의 터닝 포인트였으며 이를 통해 광주는 "민주주의 성지"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광주 시민들의 희생과 연대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민주화 운동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8. 출처
 - 국가기록원, 5.18기념재단 공식 자료
 - 광주민주화운동사, 5.18기념재단
 - 5.18특별법 관련 재판 기록, 증언 자료.
 - 1980년대 언론 검열 기록, 헌정사 관련 자료.
 - 5.18기념재단 증언집.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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